동양 판타지를 내걸고 2022년 야심 차게 개봉했다가 처참한 흥행 실패를 맛본 영화 <외계+인>이 2022년 1부에 이어 2부로 돌아왔습니다. 처음 제작 당시부터 2부로 만들기로 확정이 되었던 영화였지만 워낙 1부가 흥행은 물론 관객들이 평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2부가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1부가 세계관을 관객들에게 이해시키는 작품이었다면 2부는 1부에서 뿌려놓은 떡밥 회수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를 보면서 바로 바로 이해하며 따라가기에는 다소 버거운 측면이 있지만 흥행 불패의 최동훈 감독과 화려한 출연진이 뭉쳤기때문에 보는 재미는 쏠쏠합니다.
1부도 극장 개봉에서는 안 좋은 평이 많았지만 이후 OTT를 통해서 유입된 사람들 사이에서는 좋은 평을 받으며 2부를 기다리는 분들도 많이 늘었습니다. 이번에는 코로나도 없고 잇따른 한국 영화의 흥행으로 분위기도 괜찮기 때문에 더 나은 성적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국내 영화 시장도 외계인처럼 도전적인 작품의 영화들이 성공을 해야 장르의 다양성을 이룰 수 있지 않을 까하는 것이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흥행보다 손익분기점 넘기는 것이 목표인 영화
외계인은 그동안 쇼박스와 함께 작업을 했던 최동훈 감독이 첫 CJ와 제작한 영화입니다. 최동훈 감독은 영화계의 흥행불패 신화라고 불릴 정도로 상업적 성공과 함께 평단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 분입니다. 그간 개봉한 작품 중 몇까지만 꼽자면 <범죄의 재구성>, <타짜>, <도둑들>, <암살>, <전우치>가 있습니다. 도둑들 , 암살은 두 작품 모두 12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최동원 감독은 쌍 천만 감독이란 영광스러운 타이틀을 얻습니다.
비록 1부는 153만명 관객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 730만 명에 상당히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두었지만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됐기에 스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합니다. 외계인 이야기의 축을 이끄는 이안은 김태리, 영화 전우치의 강동원 캐릭터를 모티브로 한 것같지만 비주얼은 유해진에 가까운 무륵은 류준열이 맡았습니다. 외계인 죄수를 관리하는 로봇 썬더는 김우빈이 출연합니다.
영화에서 능청스러운 연기로 재미를 주는 두 신선 흑설은 염정아, 청운은 조우진이 연기합니다. 1부에서도 두 배우의 합이 좋아서 재밌게 봤는데 2부에서는 그 이상의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영화에는 시간을 오갈 수 있는 '신검'을 노리는 인물들이 다양하게 나와 주인공들과 대립합니다.
고려시대에 갇혀버린 외계인 죄수 자장은 김의성, 눈을 치료하기 위해 신검을 노리는 맹인 검객 능파는 진선규가 참여했습니다. 여기에 2부 현대 배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미개인 역 이하늬, 사람으로 변한 고양이 우왕, 좌와은 신정근, 이신훈 배우가 맡았습니다.
고려시대로 타임루프한 이안과 외계인
외계인 2부는 고려시대와 현대를 오가는 동양 판타지입니다.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채 신검을 놓고 대립하는 것이 2부의 주된 내용입니다. 인간 몸에서 탈옥하려는 외계인 죄수를 막으려다 과거에 갇힌 이안은 어렵사리 신검을 손에 넣습니다. 한편 현대에서는 탈옥한 외계인 설계자가 하바(지구 대기를 외계행성 상태로 바꾸는 폭탄)를 폭발시키려 합니다. 하바 폭발까지 1시간도 채남지 않은 시점에 썬더와 함께 현대로 돌아온 이안, 미륵 그리고 흑설과 청운은 설계자와 하바의 폭발을 막으려 합니다.
영화보다 넷플릭스로 공개했으면 더 좋았을 작품
외계인은 1부와 2부가 독립적인 작품이 아닌 하나의 스토리로 이어진 작품입니다. 그렇기에 1부를 보지 않고 2부를 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판타지 히어로물이라는 장르적 특성에 더해 1부가 관객들의 유입을 막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동훈 감독도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기때문에 영화 초반 이안의 내레이션을 통해 1부의 내용을 대략적으로 설명해 줍니다. 영화 중간중간 1부 설정들을 넣어 2부만 봐도 보는데 큰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한 장면들을 볼 수 있습니다. 세계관에 힘을 상당히 많이 준 영화인지라 두 편으로 압축해 넣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최 감독은 외계인 개봉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OTT 플랫폼에서 6부작으로 만들지도 고민했다고 하는데 그가 그렸던 그림을 구현하려던 더 긴 호흡의 드라마 형태가 더 좋지 않을까 싶은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세계관 내용은 풀고 싶지만 1부를 보지 않은 관객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동양 판타지라는 핵심 설정은 많이 거둬지고 악을 물리친다는 원초적인 줄기만 남아버렸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최동훈은 역시 최동훈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2부를 연출하기 상당히 부담감이 컸을 꺼 같은데 가진 상황에서 최고의 선택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특유의 유머 코드를 살려주면서 유쾌하게 영화를 밀고 나갑니다. 아직 외계인 상영 중인 유의미한 성적을 거둬서 다음 동양 판타지 작품이 나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동양 판타지 장르의 개척
영화로 담기에는 방대했던 외계인 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