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개봉해 많은 어린 아이들을 달콤한 상상의 세계에 빠뜨린 영화 <찰리와 초콜릿공장>이 17년 만에 프리퀄 작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찰리와 초콜릿공장 영화 속 등장한 '황금티켓'은 지금도 다양한 브랜드의 마케팅 소재로 활용될 정도로 콘텐츠가 가진 힘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개봉한 영화 윙카는 <찰리와 초콜릿공장>의 주인공 윌리 윙카의 과거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영화의 원작은 웨일스 카디츠 출신의 동화 작가 로알드 달의 동명 작품입니다. 로알드 달은 찰리과 초콜릿공장외에 많은 동화를 남겼는데 아동 문학계의 셰익스피어라는 평을 받을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가입니다.
초콜릿 제작자로 돌아온 티모시 샬라메
북미 기준으로 이미 작년 12월 15일 개봉했으며, 우리나라는 이보다 다소 늦은 24년 1월 31일 개봉했습니다. 일본에서는 전 세계 개봉일(2023년 12월 7일)과 비슷한 시점에 상영한 걸 생각했을 때 크리스마스 시즌에 보기를 기다릴 팬 입장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연출은 시나리오 작가이자 영화 감독인 폴 킹이 맡았습니다. 전작으로는 귀여운 꼬마곰 패딩턴의 세계 여행기를 그린 패딩턴1, 2가 있습니다. 패딩턴2(2018년 작품)이후 6년 만에 윙카로 돌아왔습니다. 어린 아이들의 동심을 자극하는 영화인 만큼 밝은 분위기로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주인공 윌리 윙카역은 매력적인 배우 티모시 살라메가 연기했습니다. 아마 윙카보다 곧 있을 듄 파트2의 개봉을 기다리는 분들이 더 많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듄을 통해 할리우드 대표 배우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전작에서 조니 뎁이 연기한 윌리 윙카와는 다른 느낌으로 젊은 시절 윙카의 분위기를 잘 살렸습니다.
찰리와 초콜릿공장하면 빠질 수 없는 움파룸파 역은 휴 그랜트가 맡았습니다. 아마 휴 그랜트의 출연을 알지 못하고 관람하는 분들은 주황색 소인으로 등장한 그를 처음에는 못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노팅힐, 러브 액츄얼리,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등 주로 로맨스 영화에서 스윗한 연기를 보여주던 휴 그랜트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찰리와 초콜릿공장에서 배우 딥 로이가 연기한 움파룸파는 영화를 볼 때 솔직히 무서웠는데 휴 그랜트가 연기한 움파룸파는 귀여운 인상이 더 강했습니다. 영화 속에서 츤데레같은 매력을 보여주다가 후반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주인공을 위기해서 구해줍니다.
말랑말랑 동심을 자극하는 윙카표 초콜릿
윌리 윙카는 자신의 초콜릿을 많은 사람들에게 맛 보여주겠다는 꿈을 안고 배에 몸을 싣은 채 달콤백화점이 있는 도시로 향합니다. 마법사이자 개발자이자 초콜릿 제조사인 윙카는 호주머니에 얼마 되지 않는 돈을 도착하자마자 다 잃게 되며 추운 겨울 길거리에서 자야하는 처지에 놓입니다.
그때 인상은 험상굳지만 자신의 잠자리를 걱정하는 아저씨 블리처를 따라 세탁소 겸 숙소에 도착합니다. 직원인 누들의 경고에도 1소베른(영화 속 화폐 단위)밖에 하지 않는 사업자용 숙박 서비스 약관에 문제없다며 윙카는 덜컥 서명을 합니다.
다음날 달콤백화점 앞에서 먹으면 하늘을 날 수 있는 환상적인 초콜릿을 팔아 돈을 벌지만 강력한 초콜릿 카르텔로 도시의 권력을 움직이는 3인방의 방해에 의해 번 돈을 모두 경찰에 빼앗기고 맙니다.
간신히 1소베른만 건진 채 숙소로 돌아와 숙박비를 지불하려 하자 계단 사용료, 침대 사용료 등 이런저런 말도 안 되는 계약 조항을 거론하면 주인 스크러빗 부인은 1만 소베른을 요구합니다. 마법도 부리고, 세상 가장 맛있는 초콜릿을 만들 수 있는 재주를 가진 윙카였으나 안타깝게도 글씨를 읽을 지 몰라 약관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던 것 입니다.
당연히 지불할 돈이 없던 윙카는 지하에 위치한 세탁소에 떨어져 하루에 1소베른을 탕감받는 조건으로 일을 하는 처지에 놓입니다. 그곳에는 자신과 똑같이 교활한 스크러빗 부인과 블러치에게 당해 노역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윙카는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머리를 맞대 세탁소를 탈출해 본격적인 초콜릿 사업을 시작합니다. 자신이 잠든 밤에 몰래 창문을 타고 들어와 초콜릿을 훔쳐가는 움파룸파의 방해가 있는 날도 있었지만 환상적인 맛의 윙카표 초콜릿은 불티나게 팔려나가 직접 가게까지 열게되었습니다.
이를 그냥 두고 볼 수 없던 초콜릿 카르텔 3인방은 윙카 초콜릿에 독을 타서 손님의 발길을 끊어 버립니다. 도시를 떠나면 친구들의 빚을 탕감해주겠다는 카르텔 3인방의 제안에 윙카는 떠나는 배에 올라탑니다. 하지만 배에서 그들의 제안이 거짓임을 눈치챈 윙카는 친구 누들을 구하기 위해 다시 도시로 돌아와 통쾌하게 카르텔 3인방을 혼내줍니다.
재미와 교육을 함께 주는 이야기
윙카는 달콤한 노래를 부르는 티모시 샬라메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합니다. 뮤지컬 영화로 노래하는 장면이 많이 등장할 꺼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노래하는 장면이 많이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뮤지컬 영화는 스토리만큼 좋은 노래도 중요한데 그점에서는 아쉬웠습니다.
초콜릿드림을 이루겠다는 어린 윙카의 순수한 모습이 작품에서 잘 표현됐습니다. 찰리와 초콜릿공장 속 조니뎁의 윌리 윙카와는 전혀 다른 매력을 보여줍니다.
힘든 순간이 와도 좌절하지 않고 긍정적인 자세로 극복하는 모습, 돈과 같은 물질적인 가치가 아닌 동료를 소중하게 여기는 윙카의 태도는 어린 아이들이 아니라 오히려 어른들이 더 배워야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에 엄마의 환상이 나와 윙카에게 인사하고 사라진 다음 초콜릿을 6조각으로 나눠 동료들과 나눠 먹는 시퀀스가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잊고 있던 달콤한 동심을 꺼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는 작품입니다.
아껴둔 초콜릿 조각
초콜릿을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건 누구와 나눌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