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영화는 강동원, 이동휘가 합을 맞춘 2023년 개봉작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입니다.
웹툰을 원작으로 영상화하는 것이 요즘 가장 안정적인 영상 제작 방식으로 굳어졌는데요. 웹툰 영상화로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은 대표적으로 영화에서는 <신과함께> 시리즈가 있고, OTT 플랫폼에는 <무빙>을 꼽을 수 있습니다. 디즈니플러스는 무빙의 세계적인 성공에 고무돼 강풀 웹툰 유니버스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천박사는 네이버웹툰에서 2015년 연재된 <빙의>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원작과 영화를 모두 봤는데 귀신을 믿지 않는 퇴마사 그리고 귀신을 보는 소녀라는 원작의 기본 골격만 가져오고 내용은 다소 차이가 있었습니다.
강동원의 오랜만에 복귀작이기도 하고, 영화 소개하는 프로그램에서 봤을 땐 전우치의 현대판 버전처럼 느껴저서 기대를 하며 봤습니다.
김성식 감독 첫 영화로 호흡 맞춘 강동원과 이동휘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김성식 감독이 연출과 각색을 맡았습니다. 이전 참여한 작품들에서는 조감독, 연출부로 이름을 올렸으니 천박사가 입봉작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기생충, 헤어질결심, 군함도 등 영화에 참여한 만큼 앞으로 선보일 작품이 기대되는 감독님입니다.
천박사 역할은 강동원, 그의 사업파트너 인배는 배우 이동휘가 연기했습니다. 이외에 이솜, 허준호, 김종수 등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들이 주,조연으로 출연하지만 기본적으로 작품은 강동원과 이동휘 두 배우의 힘으로 끌고갑니다.
중간에 박정민 배우가 선녀무당으로 깨알같은 우정출연하는 건 재미요소 중 하나. 선녀무당은 블랙핑크의 지수가 연기했는데 보면서 난해할 수도 있는 배역을 꽤 잘 소화해서 놀랐습니다.
집안의 원수 악귀 범천과 조우한 천박사
천박사의 집안은 조상 대대로 마을을 수호하는 신을 모시는 성황당을 관리하는 당주집이었습니다. 집안의 뜻을 받아 당주를 이어가야 하는 천박사지만 어릴적 어떠한 사건을 겪으며 당주의 길을 포기합니다. 오히려 가짜퇴마사로 전국를 돌며 특수장비를 이용한 인배와 기가막힌 호흡으로 가짜 퇴마를 하고 사례비를 챙기며 살아갑니다.
그러다 진짜 귀신을 보는 의뢰인 유경(이솜)이 천박사를 찾아오고 5천만원이라는 큰돈에 덥썩 의뢰를 수락하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곳에서 천박사는 진짜 악귀 범천(허준호)의 존재와 마주하게 됩니다. 천박사는 당주로서 그리고 어릴 적 가족의 복수를 위해 범천에 맞섭니다.
현대판 전우치를 기대했다면 실망하지도
영화를 보다보면 전우치를 보는 것같은 기시감이 듭니다. 그도 그럴것이 인배(이동휘)와 대화를 주고받으며 만드는 재미는 전우치와 초랭이(유해진)가 떠오릅니다. 이동휘 배우 역시 유해진 배우만큼이나 능청스러운 연기의 달인인지라 영화의 지루함을 줄여주는 활력제가 되어줍니다.
하지만 영화는 기본적으로 시나리오가 짜임새가 있고 튼튼해야 배우의 연기, 특수효과 등 다른 요소들이 가치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야기 흐름, 장면과 장면의 연결이 부자연스럽고 개연성이 떨어지다보니 아무리 배우들이 좋은 연기를 보여도 관객 입장에서도 시큰둥하게 느껴집니다. 영화 러닝타임이 100분 미만으로 2시간이 채 되지 않는데도 후반부로 갈수록 따분함을 느꼈습니다.
범천이 영화 속 메인빌런인데 그를 둘러싼 설정들이 빈약해서 설득력이 많이 떨어집니다. 그냥 보면서 그래서 어쩌라고? 라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사람의 손가락을 재물로 사용하는 범천을 추종하는 사람들은 왜 그런지, 범천의 목적은 그저 설경안에 들어가기가 싫은 건지 머하나 딱 떨어지는 것이 없습니다.
악당도 조커처럼 자신만의 가치관과 대의가 뚜렷할 때 매력을 가지는데 범천에게서 그런 점을 찾아보기가 힘들었습니다. 원작 빙의의 매력을 살리려고 했다면 어두운 분위기로 영화를 이끌거나 전우치의 현대판을 만들고 싶었다면 더욱 유쾌하고 호쾌한 연출을 하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김성식 감독의 첫 연출 작품이다보니 한계를 보인거 같습니다. 보면서 비평하기는 쉬워도 실제도 시나리오를 쓰고 제작하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죠.
천박사 2편은 나오기는 힘들겠지만 다음 김성식 감독님 작품은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