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가장 행복한 기억을 꼽으면 항상 엄마와 형과 꼬불꼬불한 언덕길에 위치한 극장에 찾아가 토이스토리를 본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그 뒤로 토이스토리는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되었고 개봉한 토이스토리 시리즈는 몇번이고 돌려봤습니다. 토이스토리 시리즈는 언제봐도 질리지 않고 즐거움만 주었습니다.
픽사가 디즈니에 인수되고 이후 더 이상 토이스토리 시리즈 제작은 없다고 했을때는 오랜 친구를 다시 못 본다는 말을 들은 것처럼 아쉬움이 컸습니다. 토이스토리 3가 개봉하고 9년만인 2019년 토이스토리4가 개봉했다는 소식에 한걸음에 영화관으로 달려갔습니다.
토이스토리, 3D 애니메이션 역사의 시작
토이스토리1이 1995년에 개봉했으니 그 역사가 꽤 긴 애니메이션 작품입니다. 토이스토리를 제작할 당시에만 해도 픽사 스튜디오는 재정난에 휘청되던 어려운 회사였습니다. 스티븐잡스가 어려운 시절에도 애플의 혁신적인 문화를 픽사에 적용시켰고, 토이스토리 성공 후 픽사 스튜디오는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습니다.
3D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기술과 재밌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결합해 전 세계를 열광시켰습니다. 토이스토리의 성공을 발판으로 픽사는 본격적인 3D 애니메이션 시대가 왔음을 알렸습니다. 이후 벅스라이프, 몬스터주식회사, 슈렉 등 많은 작품을 선보여 연이은 성공을 거뒀습니다. 현재 픽사 스튜디오는 월트 디즈니 컴퍼니 산하로 들어가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토이스토리4는 국내에서 개봉해 34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오랜만에 돌아와 대중에게 잊혀졌을 거라는 걱정을 무색하게 만들었습니다. 토이스토리4의 조시 쿨리 애니메이션 감독은 인사이드 아웃의 각본으로 참여한 적은 있으나 감독을 맡은건 이번 작품이 처음이었습니다. 조시 쿨리 감독은 토이스토리4를 통해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습니다.
톰 행크스와 팀 알렌은 이번 작품에도 우디와 버즈 목소리로 참여하며 토이스토리 시리즈를 25년 넘게 지켜오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우디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보핍도 역시 시리즈에 처음부터 참여한 영화배우 애니 파츠가 열연을 펼쳤습니다.
영화에서 큰 웃음을 준 듀크 카붐의 목소리는 키아누 리브스, 토이스토리4하면 생각나는 개그콤비 버니 인형은 겟 아웃의 감독 조던 필이 맡았습니다. 영화 겟아웃, 어스를 떠올리면 아직도 그 충격적인 결말이 선명한데 코미디 목소리 연기까지 잘 하더니 반전 매력이 넘치는 감독님입니다.
모험을 하며 새로운 삶을 찾는 우디
영화는 토이스토리3 이후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오랜 주인이자 친구 앤디가 성장하게 되며 이별하고 새로운 주인 보니의 집에서 우디와 친구들은 지내고 있습니다. 언제나처럼 우디는 리더십을 발휘해 장난감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살뜰히 챙깁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정작 우디는 보니의 선택을 받지 못해 옷장의 있는 날이 늘어납니다.
보니는 처음 어린이집에 적응하지 못하다가 우디의 도움으로 만든 포키를 보며 위로를 받습니다. 쓰레기통에 있던 포크를 사용해 만들어진 포키는 자아가 생기며 움직이는 인형이 됩니다. 하지만 자신을 쓰레기라고 생각한 포키는 틈만 나면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려 합니다.
우디는 가족 여행길 차에서 뛰어내린 포키를 찾아 나섭니다. 포키와 함께 길을 걷다 놀이공원에 도착한 우디는 그곳에서 헤어진 친구 보핍을 만나게 됩니다. 못 본 사이 보핍은 몸은 망가졌지만 주인에게 기대지 않고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목소리 장치가 고장난 인형 개비 개비에게 납치된 포키를 구하기 위해 우디와 보핍과 친구들은 힘을 합해 골동품 가게로 들어갑니다.
우디의 성장한 모습을 기대하게 만드는 토이스토리
토이스토리4가 명작이라고 말 할 수 있는 이유는 20년 넘는 시간동안 세상이 변한 만큼 이에 맞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변했다는 점입니다. 1~3 시리즈까지는 인형은 결국 인간의 삶을 위해 존재하는 수동적인 존재 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주인공 우디의 모습이 이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4에 새롭게 등장하는 인형들은 누군가의 선택받지 않는 주체적인 삶을 살아갑니다. 우디가 보핍을 다시 만났을 때 새로운 주인을 만났냐고 묻지만 보핍은 더이상 주인은 필요없다고 합니다.
과장 광고라며 주인에게 버림받은 듀크카붐은 트라우마를 깨고 날아오르며, 골동품 가게에서 평생 주인의 선택을 기다린 개비 개비는 오히려 마지막에 자신이 주인을 정하는 능동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모습을 보며 평생 선택받는 삶만 살아온 우디의 마음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영화 마지막 집에 돌아가자며 건넨 버즈라이트의 손을 거절하고 보핍과 남는 결정을 합니다. 그 모습에 버즈와 친구들도 우디의 행복을 빌어줍니다. 이로써 우디에게 새로운 삶이 열립니다.
2025년 개봉을 앞둔 토이스토리5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우디의 이야기가 기다려지는 이유입니다.
새로운 삶을 찾은 우디의 여정이 희망으로 가득하길